너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 조명이 나를 비추고 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밖에 바람이 불어 덜컹덜컹 울리고 창문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데 너만 가만히 있다 네가 어떤 소리를 냈던 때 사실 말이라기보다 음악 같았다 바이올린처럼 빠르게 높낮이가 변하다가 피아노처럼 맑은 목소리를 내다가 매끄럽게 내려오는 리듬감 있는 낱말들 그렇지만 지금 너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나는 너의 목소리를 가끔 꺼내보며 악보에다 적었다 X자 머리를 한 음표의 배열 아마 연주할 수 없을 너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