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없는 물음 지긋이 바라보는 눈망울 꼭 붙들고 있던 손 어떤 조건도 없던 믿음 들여다보는 눈빛 새근거리는 숨소리 벅차오르던 뜀박질 두근거리는 심박 가만히 붙어 나눠주던 따뜻함 할퀴고 화냈던 짜증 함께하는 기쁨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 함께 있고 싶다는 보챔 날뛰다 뒤집어질 만한 반가움 천둥 소리에 놀라 달려왔던 밤 부둥켜안고 울었던 날 괜히 부렸던 어리광 겁을 집어먹고 나에게 일러주며 받던 위로 품 속으로 파묻던 얼굴 애타게 서로를 찾았던 목소리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모든 순수한 감정 빛나던 순간들이 너무도 많기에 모두 엮어 당신을 기억하려 했다 그러고서는 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묶어도 당신은 커녕 되려 사랑이라는 말밖에 되지 못함에 탄식했다 몇 획에 담기엔 너무 커 넘치는 것들임에 분명한데 겨우 사랑밖에 되지 않아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