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이 일어났고 우리는 중요한 것들을 등에 지고 피난했다.
파도는 우리가 밟은 계단 한 움큼을 이미 삼킨 후 쓸려갔다가
저주파로 그릉대며 모든 것을 삼킬 것처럼 부서지고,
다시 그 위로 몰려들었다. 우리는 언덕을 버리고 육지로 돌아가기로 했다.
몰려오는 파도를 벽에 기대어 맞으며 네가 바다를 두려워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두고 온 짐들이 걱정되기 시작할 즈음,
우리는 파도에 실려 집으로 돌아왔고 바다에 대해서는 모두 잊어버리기로 했다.